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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 기억

일상은 공간의 점유로 시작한다

by 지송리 2010. 6. 12.

20대 후반을 거의 다 보낸 곳
개방된 공간이지만, 자기만의 공간
밀실 아닌 밀실이다.





한 평도 되지 않는 각자의 자리는 연구실 사람라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공간이다.
이 밀도 높은 공간에서,  11석밖에 되지 않는 자리이지만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각자가 선호하는 자리로 가끔씩 이동이 일어난다.
나는 문간이 좋았는데, 어느 때부터인지 창가가 좋아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나서도 또 한 번의 자리 이동이 있었다
반대편 쪽의 좌석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08년 3월에 연구실을 떠났다

만 7년을 넘게 있었던 이 연구실
책상도, 책꽂이도, 의자도 모두 그대로지만
이제는 낯선 곳이 되었다

마음이 변한 것도 아니었다
자리를 빌려 쓰는 사람들이 바뀌었다

내가 점유하는 곳은 이젠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