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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강은 영혼이 육체에 깃들 때에만 건너는 것이 아니다.
지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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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P.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경제사가인 찰스 킨들버거의 이 저서는 금융위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 과정을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역사서들이 대개 그렇지만, 이 책 역시 많은 사료들로 인해, 배경지식이 없을 때는 그 사료들에 압도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끝까지 읽다 보면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 유사한 또는 동일한 사례들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거품은 터지기 마련이다. 거품은 그 의미 자체로 지탱할 수 없는 가격변동이나 현금흐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23쪽

(1990년대 일본의 자산가격 거품 붕괴 이후 10년이 넘는 경제성장의 정체, 1990년대 후반 태국에서 비롯된 동아시아의 주가 폭락, 2000년 미국의 주식시장 거품 붕괴) 

  "이들 개별 통화의 시장환율 변동은 국가간 물가상승률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변동폭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 예사였다. 각국 통화의 외환거래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통화가치 상승, 즉 '오버슈팅(overshooting)'과 과도한 통화가치 하락, 즉 '언더슈팅(undershooting)'의 출렁거림은 이전 어는 시기보다도 그 폭이 훨씬 더 커졌고, 대상 통화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25쪽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은행 파산 건수도 많았으며, 앞선 어느 시기보다도 훨씬 더 빈번했다." 25쪽. 

  "이들 금융위기와 은행 파산 사태는 자산가격 거품의 붕괴 혹은 외환시장에서의 통화가치 급락에 따른 결과였다; 어떤 경우는 외환위기가 은행의 위기를 촉발했고, 다른 경우에는 은행의 위기가 외환위기를 초래했다." 26쪽.

  "최근의 은행 파산 사태는 세 차례의 다른 파동으로 일어났다: 1980년대 초에 일어난 첫 번째 파동, 1990년대 초의 두 번째 파동, 그리고 1990년대 후반에 세 번째 파동이 있었다. 은행의 파산, 큰 폭의 환율 변동, 자산가격의 거품은 서로 체계적인 연관성을 맺고 있으며, 경제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인해 발생했다." 27쪽

(1970년대는 가속적인 물가상승의 시대. 이때의 속설은 "금 1온스의 가격은 원유 20배럴의 가격과 거의 같다"는 것. 1970년대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대외채무 총액 증가(1250억달러->8000억 달러. 이때의 속설은 "정부는 파산하지 않는다"는 것. 27-28쪽) 

  "이 책이 다루는 주제 가운데 하나는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부동산 및 주식시장 거품과 이와 유사한 1990년대 중반 태국 방콕과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 중심지에서 형성된 거품, 그리고 1990년대 후반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 이들 세 가지 거품이 체계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거품이 붕괴하자 일본을 떠나는 자금의 이동 규모가 증가했다. 이 자금의 일부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유입됐으며, 일부는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자금 유입의 증가에 따라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가 상승했고, 또 이들 나라의 투자 가능한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격이 상승했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거품이 붕괴됐을 때, 이들 국가가 상환한 해외채무 자금의 일부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며 또 하나의 자금이동 물결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미 달러화 가치는 외환시장에서 상승했고, 미국의 연간 문역수지 적자는 추가로 1500달러나 증가해 5000억 달러로 늘어났다." 33쪽 

  "해외로부터 어느 나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면 거의 예외 없이 자금이 유입되는 나라에서 거래되는 유가증권의 가격이 상승했다. 왜냐하면 외국인에게 유가증권을 매도한 내국인들은 매도한 금액 중 많은 부분을 다른 내국인이 보유한 다른 유가증권을 매수하는 데 사용했고, 또 내국인에게 유가증권을 매도한 내국인도 마찬가지로 이 매도 금액 가운데 많은 부분을 다시 다른 유가증권을 매수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유가증권 거래는 더 높은 가격을 유발하며 계속 이루어졌다." 33쪽 (뜨거운 감자 이야기 비유)